거절을 해야 하는 이유 & 거절을 잘 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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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 심리센터 댓글 0건 조회 2,862회 작성일 18-12-16 13:30본문
거절을 해야 하는 이유 & 거절을 잘 하는 방법
“못 할 것 같아” “어려울 것 같아”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나를 나쁘게 생각할까봐 걱정하고, 스스로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지요. 또 인간은 심리적으로 미래의 만족보다는 지금 현재의 만족이 중요해서 거절을 하고 불편한 마음이 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래에는 괴롭고 힘들지라도, “하겠다”는 대답을 함으로써 지금 당장 내 앞에 있는 상대방을 만족시키고, 스스로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편안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좀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우리는 필요할 때 거절을 해야 합니다.
이제 거절을 해야 하는 이유와 거절을 잘 할 수 있는 방법 네 가지를 소개합니다.
1. 평소에 연습하라.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고 피곤할 때 습관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통 누군가에게 부탁을 받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그 결과 늘 하던대로 행동하지요. (“알겠어”“해 볼게”)
따라서 이제 거절을 잘 하려면 평소에 거절의 연습을 함으로써 뇌를 훈련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거절을 하고자 할 때 대답할 수 있는, 자신에게 맞는 몇 가지 표현을 생각해보고 평소에 연습합시다. (예를 들면 “생각해 볼게”“지금은 잘 모르겠네” “글쎄....”“어려울 수도 있겠어”)
2. 자신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의 기준을 정하라.
학부모들의 카톡방에 송년모임 참석을 요청하는 톡이 올라왔군요. 아쉽게도 그 날은 친정 동생과 모처럼 쇼핑을 가기로 오래 전에 약속한 날입니다. 고민이 됩니다. 송년모임에서 우리 애에게 필요한 꿀 정보가 오갈 수 있고, 00엄마는 나와 잘 맞기 때문에 만나고 싶기도 하고, 안가면 다른 학부모들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도 걱정이 됩니다. 그러나 바쁜 동생과 모처럼 잡은 약속 또한 소중하죠. 동생이라 허물이 없으니 변경하거나 미룰 수도 있겠지만 왠지 미안합니다.
이런 경우가 내 삶의 기준을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나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가? 다른 사람의 눈에서가 아니라, 내 눈을 통해 내 앞의 메뉴들을 골라야 합니다. 그 기준이 없다면 정해야 할 것이고, 있다면 그 기준만을 통해서 요청을 판단해야 하겠습니다.
3. 모호함을 두려워하지 말라.
거절을 할 때는 반드시 자세한 설명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호하기를 두려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왜 어려운데?”라고 물으면 그저 처음의 대답과 같이 모호하게 대답하면 됩니다.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상대가 나의 모호함을 스스로 처리할 수 없게 하고, 자세한 설명을 함으로써 오히려 오해를 낳을 수 있습니다.
내가 “어렵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요청을 하면, 당신도 반복해서 답하세요. 똑같은 말을 사용하여 침착하게 자신의 말을 반복하는 겁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상대방은 당신이 정말로“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아무리 요청해도 당신의 대답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러 번 같은 대답을 해도 또 다시 요청을 하면 상대가 그렇게 계속 요청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그 마음을 공감합니다. 예를 들면 “내가 못 간다는 것이 너에게 진짜 아쉬운가보다” “내가 꼭 가면 좋을 것 같은가보네... 미안하다” 이런 정도의 표현이 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부탁을 하면 이제는 당신이 느끼는 바를 진실하게 얘기합니다. 예를 들면, “나도 어렵게 얘기하는데 잘 되지 않으니 속상하네.” 이렇게 말입니다.
4. 한번 결정한 뒤에는 바꾸지 말라.
미국 하버드 대학의 유명한 심리학자인 댄 길버트 (Dan Gilbert)는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 때 자신의 결정에 덜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일단 거절을 한 뒤에는 거절을 한 뒤 느껴질 수도 있는 후회, 죄책감, 미안함 등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거절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들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아마도 학부모 송년 모임에 가는 대신 동생과의 쇼핑시간은 모처럼 어린 시절 동생과 느꼈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줄 거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모처럼의 쇼핑은 즐거운 시간이 될 거라는 기대에 한껏 집중하는 것이지요.
거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른 선택이 나에게 주는 이점만을 생각하고, 그 이점에 관심을 집중하세요. 이 전략은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의 뇌는 실제 무언가를 놓쳤을 때와 무언가를 놓칠 것 같다고 생각했을 때 같은 방식으로 반응합니다. 마치 친구와 얘기하면서 천천히 걸어가느라 지하철을 놓칠 것같은 아쉬움을 느낄 때, 우리의 뇌는 실제 지하철 문이 내 눈앞에서 닫히는 것을 볼 때와 같은 반응을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니오'라고 말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뇌는 무언가를 놓쳤다고 인지하지 않게 됩니다.
2018년이라는 하나의 책이 또 몇 페이지 남지 않았습니다.
2019년에는 좀 더 거절을 잘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나에게 더 집중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가치 있게 생각하는 일에 더 몰두하고 즐기는 건강한 한 해가 되시기를요.
2018년 12월
김선경